임보시집들/운주천불

첫날밤 / 임보

운수재 2007. 9. 24. 07:26

 

첫날밤 /   임보

 

 

오리나무 칡넌출 뒤얽힌 산골

억배기 박 서방 재취再娶 맞는 밤

억새지붕 무너지게 쏟아지는 별

부엉이 벅국이 떼 소쩍꿍

 

 

                    * 궁벽한 산골에 땅이나 파먹고 살아가는 한 순박한 사내가 있다.

                      아내를 잃은 지 몇 년이 되었는데도 새로 맞을 신부가 없다.

                      그러던 중 이 무슨 횡재인가.

                      하늘이 그의 착한 마음을 가상히 여겼든지 초야를 맞게 된다.

                      천지 자연이 온통 축제의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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