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월冬月 / 임보
동짓달 산마루 푸른 그믐달
주정뱅이 애비놈 찢어진 망건
술병 메고 따라가는 털보�이 딸년
미투리 버선코에 맺힌 고드름
* 춥고 컴컴한 겨울 밤 눈발이 흩날린다.
주정뱅이 애비 뒤를 예닐곱 살쯤 된 딸년이 술병을 메고 종종거리고 따라간다.
미투리에도 버선에도 고드름이 구슬처럼 매달려 있다.
명창 이화중선李花中仙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갓쟁이인 애비를 따라 남도를 떠돌아다니다 어린 나이에 팔려간다.
* 망건網巾 : 갓을 쓰기 전에 머리를 추스르기 위해 쓴 속 모자.
* 미투리 : 삼과 짚으로 엮어 만든 신발.
* 갓쟁이 : 갓을 만들어 팔거나 수선하는 천한 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