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대동시(福臺洞詩).8/ 임보
-어정어정
허름한 고물차로 고속도로 달리네
허우대는 괜찮은데 속이 많이 곯아서
오르막길 오를 때는 힘이 부치네
옛날엔 비까번쩍 제비처럼 튀던 놈
이제는 헉헉대며 몰골이 아니네
쫓아오는 놈들이 비켜 달라고
경적을 울렸다 라이트를 켰다
삿대질을 하면서 야단들이네
주눅이 들어서 비켜서면은
때깔도 싱그러운 신형 세단들
햇살에 등짝을 반짝대면서
인정 사정없이 앞질러 가네
이 세상 사는 것도 이와 같을레
50년 굴러 굴러 고물된 이 몸
물정도 모르고 달리나 봐
경적을 울린 놈 라이트를 켠 놈
욕설에 삿대질도 분간 못하고
인생 길 어정어정 가고 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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