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겨울, 하늘소의 춤

복대동시 8----어정어정

운수재 2008. 10. 24. 02:16

 

 

 

복대동시(福臺洞詩).8/      임보

-어정어정

 

 

허름한 고물차로 고속도로 달리네

허우대는 괜찮은데 속이 많이 곯아서

오르막길 오를 때는 힘이 부치네

옛날엔 비까번쩍 제비처럼 튀던 놈

이제는 헉헉대며 몰골이 아니네

쫓아오는 놈들이 비켜 달라고

경적을 울렸다 라이트를 켰다

삿대질을 하면서 야단들이네

주눅이 들어서 비켜서면은

때깔도 싱그러운 신형 세단들

햇살에 등짝을 반짝대면서

인정 사정없이 앞질러 가네

이 세상 사는 것도 이와 같을레

50년 굴러 굴러 고물된 이 몸

물정도 모르고 달리나 봐

경적을 울린 놈 라이트를 켠 놈

욕설에 삿대질도 분간 못하고

인생 길 어정어정 가고 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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