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어떤 인연/ 임보

운수재 2015. 4. 29. 06:50

 

 

어떤 인연

                                             임보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임보 시인이세요?”

젊은 여인의 목소리다

선생님의 <겨울연가>를 출근길에 읽었는데요

지하철 스크린 방호벽에 붙어 있는 내 시를 읽고

좋아서 전화를 했다는 것

 

(내 글을 사랑한 이가 연락을 해 오다니

이 얼마나 기분 째지는 일인가?)

 

그 뒤 그 여인은

<겨울연가>의 전도사가 되어

세상에 나를 퍼뜨렸다

 

어느 문학단체의 간부였던 그녀는

여러 문학행사에 초대도 하고

문학상을 타도록 배려도 하고

문예지에 화사한 특집을 꾸미는 등

든든한 나의 후원자가 되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는데도

나는 아직 그녀와

단둘이 만나본 적이 없으니 참

 

그래서

지금 그녀를 보러 가는 길이다

 

 

 

 

'신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장파장/ 임보  (0) 2015.05.04
'좋아요'을 눌러요! / 임보  (0) 2015.05.01
가슴앓이/ 임보  (0) 2015.04.27
회양목꽃/ 임보  (0) 2015.04.22
졸장부/ 임보  (0) 201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