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팬티'에 대한 해명/ 임보

운수재 2015. 5. 5. 09:06

 

 

팬티에 대한 해명

                                           임보

 

어느 문학행사에 다녀온 문우가

체험담이라며 내게 슬쩍 귀띔을 한다

 

……어쩌다 임보의 얘기가 나왔는데

임보를 잘 모르는 시인이 있어

팬티의 작자라고 일렀더니

고개를 끄덕이더라는 것이다

 

팬티임보보다 유명하다니

어쩐지 좀 개운치가 않다

 

어느 여류의 치마라는 시를 읽다

장난삼아 쓴 팬티인데 재미있는지

인터넷에 떠돌아다닌다는 소문이다

 

세상이 내 글을 아낀다는 것은

싫지 않는 일이긴 하지만

이러다 팬티가 내 대표작이 되어

팬티의 시인으로 기억되면 어떡하지?

 

사람들아,

임보팬티보다 더 기똥찬(?) 작품들을

수도 없이 써낸 풍류 시인임을 모르시는가?

 

내 말이 믿기지 않거든

당장 임보의 시집 한 권 구해 읽어 보시라

팬티가 결코 그를 대표할 작품이 아님을

금방 깨닫게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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