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구름 위의 다락마을
[선시] 연잎 / 임보
운수재
2007. 1. 24. 10:56
연잎 / 임보
동풍에 돛을 달아 호수를 건넌다
돛대 끝에 귤빛 노란 해가
한나절쯤 매달려 따라온다
연안(沿岸)에 배를 매고
녹색의 매끄러운 계곡을
한 사나흘 기어올랐던가
천인단애(千 斷崖) 맨 끝에서 누군가
천리경(千里鏡)으로 밑을 살피다 소리친다
연잎이야 연잎!
우리가 돛을 꽂았던 호수는
연잎에 고인 한 방울의 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