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書院) / 임보
지유(只有)라는 서원이 있는데
보통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더벅머리 한 학동이
서원 옆 개울에서 나물을 씻고 있다.
스승의 찬을 마련하려 함인가 보다.
여기에 든지 몇 해나 되느냐고 물으니
두 손을 들어 열 손가락을 펴 보인다.
많이 배웠느냐고 다시 묻자
이제 겨우 나물 씻는 법을 익혔을 뿐이란다.
학동들이 많은가 보다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다섯 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하루에 몇 시간이나 강(講)을 듣느냐는 물음엔
아직 스승의 얼굴도 뵈온 적이 없다는 대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