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구름 위의 다락마을
[선시] 운미
운수재
2007. 4. 6. 09:38
운미雲眉 / 임보
벽궁壁宮은 사방 천리가 넘는 큰 호수다
그 한가운데 월도月刀라는 섬이 있는데
모양이 반달이다
그 섬 가운데 화경華鏡이라는 맑은 연못이 있는데
흡사 연꽃이다
그 연심蓮心에 정자亭子를 세웠는데
운수헌韻壽軒이라는 당호堂號가 걸려 있다
이 초당草堂에 들어 시詩를 한 수 읊조리면
주안상酒案床이 나온다
취翠라는 푸른 눈썹의 시녀侍女가 옥배玉盃에 술을 따르는데
운미雲眉라는 백주白酒다
취翠의 섬섬옥수纖纖玉手가 현금玄琴을 울리면
잔 속의 하늘에 구름과 바람들이 고이는데
술이 약한 자는 한 잔만 마시고도
한 이레쯤 곯아떨어진다
운수헌韻壽軒의 주인을 찾았더니
운미雲眉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