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운주천불

기다림 / 임보

운수재 2007. 9. 19. 15:05

 

 

 

기다림 /   임보

  

 

길가 담벼락 아래

한 녀석이 떨고 있네

 

12월 낡은 햇살

바람도 시린데

 

지난여름 그 홍조紅潮

누구에게 다 뜯기고

 

버려진 수밀도水蜜桃

한 알의 단단한 씨

 

 

   

                  * 담벼락 밑에 뒹굴고 있는 복숭아씨 한 알,

                    어느 곳에 묻혀 뿌리를 내려야 할 텐데―

                    추위에 떨며 아직 방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