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제야의 참회 / 임보
운수재
2008. 1. 2. 10:30
제야의 참회/ 임보
―2007년을 보내며
이제 한 해를 마감하는 제야의 시간이 가까워 옵니다
돌이켜보니 이 한 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잘못과 게으름으로 가득한 시간이었음을
크게 뉘우치며 참회합니다.
책을 읽기보다는 신문이나 텔레비전에 시선을 더 많이 빼앗겼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내 말 들어주기를 더 바랬습니다.
마음에 이로운 쓴 충고와
몸에 이로운 힘든 단련은 멀리 하고
달콤한 말과 혀에 단 음식만을 찾아 헛되이 헤맸습니다.
자신에겐 관대하면서 남에게는 엄격했고
사랑과 이해보다는 증오와 질시로 남들을 괴롭혔습니다.
남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격려보다는 오히려 방관했고
남들이 잘못을 저지를 때 연민보다는 자신의 교만만 키웠습니다.
그릇된 세상일들을 만났을 때 질정하려는 용기를 갖지 못하고
술과 욕설로 방탕하며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그리고
명상과 창의의 시간으로 자신을 다스리는 대신
분노와 불평으로 마음의 평정을 잃었습니다.
아, 나로하여 상처를 입은 이웃들이여!
비옵나니 용서하소서,
아름다운 이 세상을 보여주신 이여!
오는 새해에는 참회를 줄일 수 있도록
이 무력한 생명에게
지혜와 용기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