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재 2008. 6. 26. 04:57

 

 

 

미라/  임보

 

 

 

저 유리 관속에 갇힌

 

수천 년 전 이집트의 어느 왕자

 

전리품으로 대영박물관에 끌려온

 

유예된 검은 주검

 

 

 

* 생명이 다한 육신은 사라지는 것이 축복이다. 사라진다는 것은 소멸이 아니라 우주 속에 스며 세계와 한 몸이 되는 것이다. 그것을 물리적으로 신속히 실현시킨 것이 화장(火葬)이다. 그런데 미라는 무엇인가. 되돌아가는 것을 억제시키는 것이니 얼마나 괴롭고 답답한 유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