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겨울, 하늘소의 춤
<겨울,하늘소의 춤> 서문
운수재
2008. 8. 13. 08:21
林步 第7詩集
겨울,하늘소의 춤
―머리말―
하늘을 나는 말을 천마(天馬)라고 하던가?
하늘소―하늘을 달리는 소면 천우(天牛)가 아닌가. 참 눈부시게 화려한 이름이다.
썩은 나무 등걸에 붙어 사는 한 마리 보잘것없는 작은 집게 벌레에게 누가 그처럼 황홀한 이름을 매달았는가?
아니 옛날에는 천상(天上)의 초원을 누비며 달리던 용맹스런 천우(天牛)들이었는데
마녀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지상(地上)으로 추락해 내렸는지도 모른다.
하늘소를 생각하면서 나는 때때로 꿈을 꾼다.
잃어버린 날개―그 은빛 날개를 파닥이면서 하늘을 치솟아 날아오르는 꿈을. . . .이 겨울 벌판에서.
1993. 3.
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