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재 2009. 1. 20. 07:11

 

 

 

설경(雪景)․2/                      임보

 

 

 

산골에는

 

보름이 넘도록 눈이 내렸고

 

눈은

 

지붕보다 깊이 우리를 묻었다

 

어느날

 

가죽나무 곧은 몸뚱이를 타고 기어올라

 

드디어 눈 위의 세상을 보았을 때

 

아 거기는

 

아무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