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은수달 사냥
백사 시
운수재
2009. 4. 18. 05:52
白史詩(백사시)/ 임보
그의 목청은
겨울 청댓잎 스치는 바람으로
늘 살아 있었다.
남해(南海) 먼 바다 흑산도(黑山島)를
마흔 나이에
등으로 져 끌어올리더니
숨은 국초(菊初)의 멱살을 붙들어
세상의 밝은 햇볕에
올려 놓았다.
예술과 학문을 함께 메고
이 땅의 청사(靑史) 새롭히겠다고
천하(天下)를 갈던 백사(白史),
욕심 많은 북청(北靑)분네.
오늘
고희(古稀)에 앉아서도
그 푸른 목소리로
청댓잎을 흔들고 있다.
* 白史 : 전광용(全光鏞) 선생 아호. 서울대 교수 역임.
소설 <흑산도>로 등단했으며,
신소설 작가 국초(菊初) 이인직(李人稙)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