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목마일기
공옥진의 가락
운수재
2009. 8. 6. 10:40
공옥진(孔玉振)의 가락/ 임보
그대 목청은
삼동(三冬) 언 장독대에서
갓 꺼낸
통무우 동치미,
그대 허리는
윤삼월(閏三月) 아그장(兒墓) 솔밭에 이는
시리고 매운
바람,
광주(光州)라 무등산(無等山)도 불러다 놓고
정읍(井邑)의 보름달도 따다가 달고
장타령으로 놀거나
병신춤으로 울거나
이 풍진세월(風塵歲月) 다리 밑에
육자배기도 걸어 놓고
종로통(鐘路通)을 밟아도 보는디
한(恨)도 많은 한강수(漢江水)는
한(限)도 없이 흘러가고
장안천지(長安天地) 병신네들
공산명월(空山明月) 밝은 달밤
삿갓 쓰고 육갑(六甲)떨고
(물도없는천계천냇가세오둥이잡둥이들다모여앉어서
멋으로메주들쑤고자빠졌네……)
변사또 구두도 핥아 보고
심봉사 다리고 걷어차고
흥부놈 겟돈도 울거먹고
박타령으로 놀거나
수궁가로 출거나
초도 치고 장도 지지고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구성진
그대 가락은
오월 보리밭 오색 장끼 뜨는 노을,
고소한 콩서리 맛일레,
시름진
그대 소매는
시월 상강(霜降) 서리서리 기러기 등에 젖은
그믐 달빛 서름일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