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책머리에)/ 정한모
山房動動
林步 第2 詩集
韓國文學社(1984.9.15) 刊行
詩集 머리에
鄭漢模
林步詩人이 제2詩集을 낸다고 나에게 머리말을 청해 왔다.
「林步」라는 筆名의 作品이나 詩集을 대하기 전부터 나는 이 사람과 인연이 깊다.
서울大 文理大 강의실에서 우리는 먼저 만났기 때문이다.
학생시절부터 이미 문학 활동을 해 오던 터이고 이 사람이 「現代文學」을 통해 登壇한 것도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의 일이다.
詩壇에 데뷰한 것은 비교적 빠른 편이었으나 데뷰 이후 그는 서둘지 않는 느린 걸음으로 詩활동을 해 왔다.
第1詩集 「林步의 詩들<59.74>」를 내게 보내오기까지 10여 년 동안 우리는 거의 만난 일이 없는 것 같다.
그간 「六詩」의 同人誌上에서 간혹 그의 작품을 대하면서 그가 꾸준히 精進하고 있음을 짐작하고는 있었다.
그만큼 林步는 現詩壇과 거리를 두고 살아온 詩人이라고 할 수 있다.
詩集 「林步의 詩들」을 읽으면서 그의 獨自性을 확인한 바 있지만 近間 「震檀詩」 동인으로서
<테마詩>라는 특색 있는 특집으로 매호 同人誌로서의 性格을 드물게 드러내고 있는 그 이면에서
林步는 자기 나름대로의 詩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가지고 이끌어 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10년 동안의 詩集을 第2詩集 「山房動動」이란 이름으로 묶어내는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보더라도 그는 多作하는 편이 아니다.
그의 사람 됨됨이 寡黙하고 진중한 것처럼 그의 작품 역시 重厚한 品格과 緩慢한 리듬을 지니고 있다.
제1부는 그의 근자의 詩들이라고 생각된다. 主로 <테마詩>에 속하는 것들이다.
문학사나 역사 속의 인물들을 대상으로 이를 현대적으로 바라보고 노래하고 있는 이들 작품에서 이 詩人의 詩的 志向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제2부에서는 自然 내지 그와 같은 절대적인 대상 속에서의 詩人의 炯眼과 그 관조하는 태도를 보여 주고 있으며
제4부에서는 자기의 生活體驗을 소재로 하되 이러한 현실을 높은 詩的 次元으로 이끌어 올리는 일을 하고 있다.
제2부나 제4부에서 공통되게 나타나고 있는 특질을 한 마디로 추려 말한다면 超越意志 같은 것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林步의 詩는 이러한 指向에서 성숙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제3부에 나타나는 젊은 체취나 의지는 이 詩人의 하나의 過程이라 볼 수 있다.
體驗的 現實이나 現實에 대한 意識 같은 것을 觀照의 心眼을 거쳐 높은 次元의 詩世界로 끌어올리는 일,
이러한 성숙해 가는 모습을 林步의 詩에서 찾아내면서 이러한 指向에서 더욱 精進하여 晩成하는 大器를 期待해 마지 않는다.
---甲子 초가을 東崇洞 옛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