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검은 등 뻐꾸기의 울음
운수재
2012. 10. 19. 15:28
검은 등 뻐꾸기의 울음
임보
네 마디로 우는 저 새의 울음소리
사람의 음성과는 달리 자음과 모음으로 분리되질 않아
문자(文字)로 옮길 수가 없다
흔히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운다 하지만
어찌 들으면
"첫차 타고, 막차 타고" 하는 것도 같고
"언짢다고, 괜찮다고" 하는 것도 같다
듣는 이에 따라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이다
만어(萬語)를 품고 있는 저 무궁설법
누가 따라 잡을 수 있단 말인가.
----(죽순 2012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