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미스 박 찾기

운수재 2013. 10. 5. 06:48

 

 

미스 박 찾기

                                                 임보

 

벌써 며칠째다

미스 박의 행방이 묘연하다

전화도 불통, 메일도 열어보지 않는다

 

 

어디로 잠적한 것일까?

혼자 사는 그녀

어느 유부남과 눈이 맞아

외딴 섬으로 도망이라도 친 걸까?

 

 

아니,

불의의 교통사고라도 당해

어느 병원의 응급실에 실려가

인사불성인 상태는 아닐까?

 

 

아니,

혹 강도가 침입해서

그녀를 결박해 놓고

테이프로 입이 봉해진 채

자신의 방에 감금되어 있는 건 아닐까?

 

 

어떡하지?

주소를 확인해서

그녀의 집엘 찾아가 본다?

 

 

그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주소를 찾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선생님, 웬 전화를 그렇게 많이 하셨어요?”

미스 박이다

“아니, 어떻게 된 일이야?”

“어떻게 되긴요?”

“전화도 안 받고……”

“스마트폰이 고장 나서 AS센터에 맡겼는데 며칠 걸렸어요.”

“그런데 메일은 왜 안 열어 봤지?”

“메일도 스마트폰으로 읽거든요.”

 

 

알고 봤더니 미스 박은

스마트폰 속에서 실종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