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그래도 아직은 견딜 만한----/ 임보
운수재
2015. 1. 19. 12:28
그래도 아직은 견딜 만한…
임보
세상이 아직 그대가 바라는 쪽으로 기울지 않고
보기 사나운 자들이 콧대를 세우고 으스댈지라도
그대가 투표한 입후보자가 형편없는 상대에 눌려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 허우적거릴지라도
사람들이 아직 시(詩)의 가치를 모르고
시를 쓰는 그대를 우습게 여길지라도
겨울엔 밀려드는 혹한으로 수염에 고드름이 맺히고
여름엔 장마와 무더위로 발가락 사이가 짓무를지라도
때로는 배반의 올무에 걸려 버둥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모함의 함정에 빠져 다리를 절룩거릴지라도
낡은 차를 몰고 가다 번화가에서 자주 멈추고
책상 위에 놓인 컴이 너무 느려 속이 답답할지라도
보고 싶은 사람을 아직 마음대로 만날 수 없고
먹고 싶은 음식을 아직 선뜻 먹을 수 없을지라도
그래도 아직은 견딜 만한 우리들의 세상!
그래도 아직은 견딜 만한 우리들의 생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