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자랑스러워라/ 임보

운수재 2015. 9. 8. 05:23

 


자랑스러워라

                                                     임 보

 

 

돌이나 쇠붙이 같은 무생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생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러워라

 

생명을 가진 것들 가운데서도

움직일 수 있는 동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러워라

 

수많은 짐승들 가운데서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또한 자랑스러워라

 

지상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아름다운 말의 전도사시인임이 자랑스러워라

 

시를 쓰면서도 아직은 헛된 명리에 눈멀지 않아

세상의 웃음거리가 아닌 것이 자랑스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