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영통(靈通) / 임보
운수재
2015. 9. 16. 05:59
영통(靈通)
임 보
빛의 속도로 날려보내는 전통(電通)은
우주의 통신수단으론 너무 느리다
그래서
안드로메다의 한 별에 사는
전생의 그 목동 친구와 나는
궁리 끝에 영통(靈通)을 트기로 했다
영통이 뭐냐고?
그냥 마음으로 통하는 통신수단이다
정신의 사이클만 서로 맞추면
시공을 초월해서 생각이 오고가는 것!
내가 사는 집이
흙과 나무로 빚은 것이라고 했더니
그가 사는 집은 ‘물의 집’이라고
금방 답신을 보내왔다
그럼 물고기처럼 물속에서 산다고?
아니, 수정 같은 얼음집이야
춥지 않아?
아니, 따뜻한 얼음이어서 옷도 필요 없는 걸!
따뜻한 얼음?
세상에,
따뜻한 얼음이라니…
하기야, 지상의 조건에만 갇혀 있는 내가
답답하게 막힌 사람인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