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스크랩] 시력/ 임보
운수재
2016. 1. 14. 10:47
시력
임보
눈도 눈 나름
사람마다 시력― 보는 능력은 다 다르다
젊은 시절 내 눈은 2.0이었건만
지금은 0.5로 퇴화했다
한국 사람의 좋은 눈은 2.0인데
몽골인의 좋은 눈은 4.0이라고 한다
첩첩 산중 금수강산에 사는 한민족들보다
망망한 모래벌의 몽골인들 시력이 뛰어나다
허공에 높이 떠서 지상을 판독하는 독수리는 5.0
10km 밖의 작은 먹이를 식별할 수 있다
그보다 더 높이 나는 매는 9.0이라니
독수리도 매에겐 족탈불급의 수준이다
그러나 허공을 높이 나는 놈들만 시력이 좋은 건 아니다
날개를 접은 사막의 새― 타조는 25.0, 눈의 황제다
접은 날개의 댓가로 신이 특별히 내린 보상일까?
아니면, 좋은 시력을 타고나 날개를 버린 것인가?
나이 들어 내 시력 덜어낸 건
또 무슨 계시인지…
쓸데없이 주변 기웃거리지 말라는 뜻인가?
너무 멀리 바라볼 것 없다는 뜻인가?
돋보기를 닦는 이 아침
시야가 부옇다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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