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스크랩] 민망주 / 임보

운수재 2016. 10. 12. 08:00



 

민망주

                                                                  임보 

 


베트남을 다녀온 소정 시인이

술을 좋아하는 나를 생각고 민망주라는 술을 가져왔다

내게 건네 주면서 하는 말이

 

대월국 제2대 황제 민망제(明命帝, 1791~1841)가 즐겨 마시던 술로

그의 이름을 상표로 하여 만든 명주란다

민 황제는 5척 단구인데도 수백의 비빈을 거느리고

기백 명의 자손을 생산해 낸 정력적인 인물인 바

그 힘의 비결이 이 술에 있었다는 것이 아닌가!

 

이 술을 앞에 놓고 곰곰이 생각한다

한 잔 마셔봐?

그러다 정말 민망한 일이라고 벌어지면 어쩐다?

 

37°짜리 과히 독한 술은 아니지만

미리 주눅이 들어

그냥 술병만 바라다보고 있다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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