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 시선

[스크랩] 임보의 잠언시 <안빈락도>

운수재 2017. 2. 28. 07:51

 



안빈낙도(安貧樂道)

                                                임보

 

 

벼슬을 그만 두고 전원에 돌아가

낚싯대 드리우고 때를 기다리는 삶은

안빈낙도가 아니다

 

하인을 부려 농사를 짓고,

음풍농월하며 유유자적 지내는 삶은

안빈낙도가 아니다

 

절간에 들어가 염불을 하면서

극락왕생을 꿈꾸는 삶은

안빈낙도가 아니다

 

남루를 걸치고 배를 주리면서도

유유자적 자만해 하는 것은

안빈낙도가 아니다

 

비록 청빈한 선비라도 아직 꿈속에서

천리마의 등에 오르내린다면

안빈낙도가 아니다

 

그러면 무엇이 안빈낙도인가?

 

무엇을 먹을지 걱정하지 않고,

누구를 만날지 마음 쓰지 않으며

남을 번거롭게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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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보의 잠언시집 [산상문답]에서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운수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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