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스크랩] 미당 서정주 / 임보

운수재 2017. 10. 5. 09:27


미당 서정주

                                                      임보

 


요즘 미당을 놓고 설왕설래 야단들이다

일제에 동조한 반민족주의자라는 둥

군부에 아부한 기회주의자라는 둥

 

그는 30대에 이미 문단의 중심에 서서

한국 시인의 대부 노릇을 하며

한평생 시단을 끌어온 기린아였다

 

모 신문사가 주관하고 있는 미당문학상을

비판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가 본데

생각하면 참, 부끄럽고 쓸쓸한 일이다

 

나는 미당의 제자도 아니고

미당과 친분이 있었던 사람도 아니지만

떠나간 미당이 헐리는 걸 보니 안쓰럽다

 

만해처럼 시인이며 지사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시인은 눈물이 많은 약한 족속들이어서

불의에 맞서는 곧은 투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대는 자신보다 민족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가?

그대는 자신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가?

만일 그럴 수 있는 열사라면 미당에게 돌을 던지라!

 

나도 조선어를 쓰고 있으니 조선민족이고

한국 국적을 가졌으니 한국민이지만

민족과 나라가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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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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