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스크랩] 미래를 보다 / 임보
운수재
2017. 10. 14. 09:00
미래를 보다
임보
내 해골이 참 흉측하다
이[齒]는 몇 개 보이지 않고
이빨이 있어야 할 자리에
시커먼 쇠막대들이 군데군데 꽂혀 있다
임플란트를 해 넣은 자린가 보다
나는 지금 치과병원의 진료의자에 누워서
눈앞에 걸려 있는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 있다
나는 타고난 이빨의 거의를 잃어
몇 개의 임플란트를 심고 거기에 틀니를 걸어
연명하고 있는 실정―
얼마 전엔 내시경으로
자신의 대장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붉은 동굴에 들어간 탐험대처럼
스스로 제 몸 속을 여행하면서
눈부신 신비경에 경탄키도 했건만…
오늘은 깨진 윗틀니를 수리하러 와서
(지금 상 하악의 모형을 뜨고 있는 중)
나는 내 해골을 보고 있다
장차 살을 털어낸 내 육신의 정체가
저런 형상이려니 생각하니 허탈키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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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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