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누가 바람을 만드는가?

운수재 2022. 12. 2. 10:14
[담시1]
누가 바람을 만드는가?
                                                                                       임 보


바람이 몹시 세게 불어옵니다.
마당가에 서 있는 살구나무 가지가 찢길 듯 심히 흔들리고
닫친 창문이 덜컹거리면서 요란한 소리를 냅니다.


두려운 듯 밖을 내다보고 서 있는 열네 살 손자놈에게
호호백발의 할아버지가 묻습니다.
누가 바람을 저렇게 불게 하는 줄 아느냐?”
글쎄요. 바람의 신이 있나요?”
손자가 되묻습니다.
있고말고!”
할아버지가 대답합니다.
할아버지가 보셨나요?”
, 보았지. 너도 아마 보았을걸!”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바람을 설명합니다.
바람은 공기의 이동이다.
공기가 가벼우면 위로 올라가고 무거우면 밑으로 내려간다.
바람은 무거운 공기가 가벼운 공기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그런데 무엇이 공기를 가볍게 하는 줄 아느냐?


손자가 대답이 없자 할아버지가 말을 이어갑니다.
햇볕이다!”


그러자 손자가 다시 묻습니다.
그럼 바람의 신이 해라고요?”
그렇다! 해가 곧 바람의 신이다!
구름을 만드는 것도 비를 내리게 하는 것도 다
 태양의 힘이로구나!”
지상의 모든 것들을 움직이고 있는 절대적인 존재는
바로 태양이다.




=====================================
<우리시> 22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