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푸른 가시연꽃의 노래

한 채의 감옥을 짓고 싶네 / 임보

운수재 2006. 3. 18. 10:53

 

                                                                                                    

 

[푸른 가시연꽃의 노래 3 ] /  임보 

 

 

한 채의 감옥을 짓고 싶네


은빛 햇살, 수정 구름 잘 이겨

투명한 감옥 하나 짓고 싶네


만 그루 넝쿨장미 울을 세우고

수만 리 물길 둘러 섬을 만들고


마뇌 문, 산호 빗장 굳게 달아

바람도 못 스미는 옥사를 지어


피리 불며 불며 그대 오신 날

남 몰래 보쌈하여 가두고 싶네


내 마음 깊은 궁궐 갇힌 종신수

한평생 그대 곁에 종이고 싶네.





자연과 시의 이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