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자연학교

삼경(三徑) / 임보

운수재 2006. 7. 10. 07:39


삼경(三徑)*



내 집에도 세 길은 있네

하나는
훈장질하러 멀리 청주(淸州)까지
오르내리는 길

또 하나는
주말이면 우이동(牛耳洞) 친구들 만나러
시수헌(詩壽軒)* 다락에 오르내리는 길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매실주(梅實酒) 뜨러 뒤뜰 술독에
아침저녁 오르내리는 길.



    * 삼경(三徑) : 한대(漢代)의 장후(  )라는 이가 은거한 뒤로 정원 대숲
    사이 ‘세 갈래의 좁은 길’을 내어놓고 오직 세속적인 명
    리를 추구하지 않는 선비 구중(求仲), 양중(羊仲) 두 사람과만
    서로 내왕하였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것으로 은자의 거처를
    이르는 말. 고인(古人)의 시구(詩句)에
    三徑就荒 松菊猶存 ―陶淵明<歸去來辭>
    (정원의 세 갈래 좁은 길엔 잡초 우거져 가건만
    소나무와 국화꽃은 아직도 여전하구나)
    松菊荒三徑 ―王維<晩春嚴少尹與諸公見過)
    (소나무 국화 우거진 가운데 세 갈래 샛길엔 잡초 무성하고)

    * 시수헌(詩壽軒) : 우이동(牛耳洞) 시인(詩人)들의 사랑방. 당호(堂號).






자연과 시의 이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