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경(三徑)*
내 집에도 세 길은 있네
하나는 훈장질하러 멀리 청주(淸州)까지 오르내리는 길
또
하나는 주말이면 우이동(牛耳洞) 친구들 만나러 시수헌(詩壽軒)* 다락에 오르내리는 길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매실주(梅實酒) 뜨러 뒤뜰 술독에 아침저녁 오르내리는 길.
* 삼경(三徑) : 한대(漢代)의 장후( )라는 이가 은거한 뒤로 정원 대숲 사이 ‘세 갈래의 좁은 길’을 내어놓고 오직
세속적인 명 리를 추구하지 않는 선비 구중(求仲), 양중(羊仲) 두 사람과만 서로 내왕하였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것으로 은자의
거처를 이르는 말. 고인(古人)의 시구(詩句)에 三徑就荒 松菊猶存 ―陶淵明<歸去來辭> (정원의 세 갈래 좁은 길엔
잡초 우거져 가건만 소나무와 국화꽃은 아직도 여전하구나) 松菊荒三徑 ―王維<晩春嚴少尹與諸公見過) (소나무 국화 우거진
가운데 세 갈래 샛길엔 잡초 무성하고)
* 시수헌(詩壽軒) : 우이동(牛耳洞) 시인(詩人)들의 사랑방. 당호(堂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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