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할멈 / 임보

운수재 2007. 7. 21. 05:41

 

 

 

 

 

 

 

 

 

 

 

 

 

 

 

 

 

 

 

 

 

 

 

할멈   /    임보

 

 

참, 많이도 가지고 놀았네

반 백 년이 가까워지도록

매일 보고 만지고 하였으니

이젠 싫증이 날 법도 한데

 

아무리 희한한 장난감이라도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건

고작 며칠일 뿐이거늘

나는 참 미련한 놀이꾼인가 보네

 

헌 양은 접시마냥 쭈그러들고

색깔도 많이 바래 볼 품 없네

게다가 부드러운 맛 다 가시고

갈수록 시끄럽기만 하네

 

하지만 더 부서지지 않길 바라고

아직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은

덜 열린 그 속이 평생 궁금하고

그네 옆 자리가 그래도 무던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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