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이력서/ 임보 바보 이력서/ 임보 친구들은 명예와 돈을 미리 내다보고 법과대학에 들어가려 혈안일 때에 나는 영원과 아름다움을 꿈꾸며 어리석게 문과대학을 지원했다 남들은 명문세가를 좇아 배우자를 물색하고 있을 때 나는 가난한 집안에서 어렵게 자란 현모양처를 구했다 이웃들은 새로운 터전을 찾아 강을 ..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8.03.08
진혼곡 / 임보 진혼곡(鎭魂曲) / 임보 고속도로를 달려온 날 내 차의 앞 범퍼를 보면 유혈낭자 말이 아니다 수천의 시체들이 매달려 있는 아비규환의 지옥이다 하루살이, 날파리, 이름 모를 곤충들 그들의 평화로운 무도회에 나는 예고도 없이 돌진해 들었으리 일순에 달려든 거대한 괴물에 부딪혀 속수무책 피하지..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8.03.01
세상을 밀고 가는 힘 / 임보 세상을 밀고 가는 힘/ 임보 여름은 더워야 맛이고 개는 짖어야 한다 잡초는 뽑아내도 계속 자라야만 되고 아이들은 늘 무릎이 깨져 있어야 제격이다 바람둥이 여편네는 남몰래 서방질을 하고 사기꾼은 사기를 중은 염불보다 잿밥에 마음을 두어야 하리 이것이 제대로 굴러가는 세상이다 만약, 어느 날..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8.02.06
닭은 왜 못 나는가 / 임보 닭은 왜 못 나는가/ 임보 닭, 닭은 날개를 가진 새다 옛날엔 공중을 유유히 날았던 새다 그런데 닭의 어떤 조상이 모이에 마음이 팔려 인간들이 사는 집 주위를 맴돌다 가축이 되었다 가축이란 길려 잡혀 먹힌다는 것을 모르는 닭은 그렇게 해서 날개를 잃었다.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8.02.05
바이러스가 뜬다는 날이면 / 임보 바이러스가 뜬다는 날이면/ 임보 바이러스가 뜬다는 날이면 내 컴퓨터는 닫친다 백신도 치료제도 모르는 나는 속수무책 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몇 편의 시가 날아갈까 봐 기다린다 수십 편의 내 시들 다 달아 보아야 몇 근의 고기 값도 채 안 되는 그것을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나는 이 세상을 살아..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8.02.04
기똥찬 분들께 박수를 보내자 / 임보 기똥찬 분들께 박수를 보내자 / 임보 어느 정치가의 밑씻개를 빨았든 눈부신 금 뺏지를 가슴에 달게 된 건 그의 능력이다. 어떤 언론사 주간의 발싸개를 핥았든 그의 명성이 세상에 그렇게 자자한 건 그의 능력이다 문둥이 콧구멍의 마늘씨를 빼 먹었거나 어쨌거나 그렇게 돈을 벌어 떵떵거리는 건 그..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8.02.03
벌이 네 이마를 쏘면 / 임보 벌이 네 이마를 쏘면/ 임보 네 이마를 쏜 벌이 미워 세상의 모든 벌들을 다 없앤다면 어떻게 될까 이제 벌들의 기습으로부터는 해방이지만 보라 꽃들은 시들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지상의 과수원들은 다 무너지리라 과일이 없는 삭막한 아침 식탁, 그대는 쓸쓸히 수저를 놓으면서 미움이 얼마나 큰 죄..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8.02.02
왕따 / 임보 왕따/ 임보 나를 사랑해 주는 식구가 없는 그런 가정은 얼마나 외로운가 나와 놀아 주는 친구가 없는 그런 학교는 얼마나 괴로운가 나를 이해해 주는 동료가 없는 그런 직장은 얼마나 삭막한가 어느 집단에서나 따돌림을 당하는 것은 견디기 어려운 고문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누가 우리를 얼마나 ..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8.02.01
필부필부 / 임보 필부필부(匹夫匹婦)/ 임보 똑똑한 여편네 모시고 하는 남정네들은 얼마나 괴로울까 교수 마님 판사 마님 사장 마님 모시고 사는 사내들 생각해 보라 말 잘하고 돈 잘 버는 그 어부인 등쌀에 눌려 어이 기죽어 살리 똑똑한 남정네 받들고 사는 부인들은 얼마나 고될까 검사 나리 재벌 나리 정승 나리 모..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8.01.31
누가 다시 끼울 때까지는 / 임보 누가 다시 끼울 때까지는/ 임보 잘못 끼운 단추처럼 세상도 그렇게 잘못 간다 못된 정치가가 못된 기업가가 못된 평론가가 잘못 끼운 단추들로 세상은 잘못 굴러간다.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8.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