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시 2-88] / 임보
2-88
자연을 완상하더라도 그 형상에만 매어 마음에 얻음이 없으면
유가(儒家)의 ‘구이지학(口耳之學)’이요,
불가(佛家)의 ‘완공(頑空)’에 지나지 않는다.
* 자연을 감상하되 화려한 외양에만 이목을 빼앗겨
마음속에 깨달아 얻는 바가 없다면 아무 쓸모없는 일이다.
이는 마치 유교에서의 구이지학이나 불교에서의 완공과 같은 것이다.
구이지학이란「양자방언(楊子方言)」에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들어와 입으로 나간다.
입과 귀의 사이는 네 치뿐이니 어찌 일곱 자의 몸을 아름답게 할 수 있으랴.’
라고 적고 있다.
즉 마음으로 깨달아 몸으로 실행에 옮기지 않고
귀로 들은 것을 입으로만 주워섬기는 얄팍한 학문을 뜻한다.
완공이란 소승불교의 학자들이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일체가 공이라고만 생각하는 완고한 태도를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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