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까/ 임보
거짓말도,
훔치기도,
이력이 나 있는
스무 살의 우수 어린
작은 무슬림의 여인
* 까까(KAKA)는 인니어로 ‘언니’라는 뜻이라고 한다. 여섯 살짜리 내 외손녀 황혜(黃蕙)가 가정부를 부르는 호칭이다. 스물이나 됐을까, 150cm쯤의 낮은 키, 우수 어린 눈을 가진 갈색 원주민의 소녀다. 한 달에 30만 루피아(한화 약 5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웬만한 한국인들은 다 한둘의 가정부와 운전수를 고용하고 산다. 가난한 원주민들은 물건에 대한 소유개념이 박약하다. 남의 물건을 훔치고도 별로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상대방이 항의하면 다시 되돌려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