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임보
달팽이가 몸으로
풀잎과 풀잎 사이를 길 때
다람쥐는 발로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건너뛰고
물고기는 지느러미로
강물을 거슬러 오르며
새들은 날개로
높은 산등성이를 넘어간다
* 사물은 다 자신의 속도를 지니고 불편없이 잘 살아간다.
유독 인간만이 욕심을 부려 제 속도를 넘어서려 한다.
자동차를 만들고 비행기를 만들고…
속도를 높이는 것은 어쩌면 종말을 향해 더 빨리 달리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