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꽝에 연꽃 둬 송이/ 임보
어떤 사람은
만경창파(萬頃蒼波) 호숫가에
어떤 사람은
심산유곡(深山幽谷) 기암(奇巖) 밑에
또 어떤 사람은
정든 고향 땅 언덕 위에
별장을 짓고
초당(草堂)을 세우고
자연과 더불어
멋스럽게 산다고 하네
나도 꿈은 있네
이 풍진(風塵) 떨치고 돌아가고 싶은 곳
높지 않은 산
넓지 않은 들
골짝도 아니고 강도 아닌
비산비야(非山非野)
비강비곡(非江非谷)
사람들이 보아도
탐내지 않는 곳
미나리꽝에 연꽃 둬 송이
오동나무 가지 위에 까치 둬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