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날아가는 은빛 연못

미나리꽝에 연꽃 둬 송이

운수재 2008. 12. 17. 08:09

 

 

 

미나리꽝에 연꽃 둬 송이/            임보

 

 

 

어떤 사람은

만경창파(萬頃蒼波) 호숫가에

어떤 사람은

심산유곡(深山幽谷) 기암(奇巖) 밑에

또 어떤 사람은

정든 고향 땅 언덕 위에

 

별장을 짓고

초당(草堂)을 세우고

자연과 더불어

멋스럽게 산다고 하네

 

나도 꿈은 있네

이 풍진(風塵) 떨치고 돌아가고 싶은 곳

높지 않은 산

넓지 않은 들

골짝도 아니고 강도 아닌

비산비야(非山非野)

비강비곡(非江非谷)

 

사람들이 보아도

탐내지 않는 곳

미나리꽝에 연꽃 둬 송이

오동나무 가지 위에 까치 둬 마리.

 

 

 

 

 

 

'임보시집들 > 날아가는 은빛 연못'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운 바다  (0) 2008.12.19
어떻게들 알았을까  (0) 2008.12.18
낮잠  (0) 2008.12.16
매분을 깨고  (0) 2008.12.15
무공 선사에게  (0) 2008.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