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날아가는 은빛 연못

섬 풍경

운수재 2008. 12. 22. 07:58

 

 

 

섬 풍경/                  임보

 

 

 

섬들은 비어 있었다

사람들은 뭍으로 다 떠나고

바닷귀신들도 거들떠보지 않는

늙은 어부들만

바다에 묶여 남아 있었다

아직 날개가 돋지 않은

병아리 아이들 몇이

반달만한 빈 운동장에 서서

떠나가는 여객선을 따라

손을 흔들며 날으는 연습을 하고

나무들도 머리를 풀어

뭍을 향해 펄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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