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캄보디아 기행시 1 <활공>

운수재 2010. 10. 30. 07:23

 

 

 

 

 

활공/          임보

 

 

 

고도 11,000m 칠흑의 상공을

보르도의 와인을 홀짝이면서 날아간다

 

밖은 영하50℃, 시속 900km

따스한 기내(機內), 경쾌한 미동(微動)

 

버튼만 누르면 금방

미끈한 미녀들이 달려와 시중이다

 

와인이 싫으면 위스키나 코냑으로 바꿀 수도 있고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인터넷으로 지상의 이웃들과 접속하다가

졸리면 의자를 젖히고 누워도 좋고…

 

구름 속을 날아가는 신선

움직이는 궁궐 속의 황제다

 

앙코르왓 구경 길에 오른 늙은 내외

자식 덕에 비지니스 칸에서 거드름이다

 

프놈펜 착륙 30분 전

기체가 서서히 앞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신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가(Naga)  (0) 2010.11.07
캄보디아의 집  (0) 2010.10.31
자벌레(詩畵)  (0) 2010.09.25
필봉(筆鋒)  (0) 2010.09.20
아내의 전성시대  (0) 201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