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광교(光敎)

운수재 2013. 3. 20. 08:01

 

 

 

광교(光敎)

                                               임보

 

 

주룩주룩 내리는 빗줄기를 보면서

대지를 적시며 내리는 비를 보면서

풀과 나무, 새며 짐승들 할 것 없이

지상의 모든 생명들을 거머쥐고 있는 것이

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누가

저 많은 비를 머금고 있는 구름을 만들었는가?

햇볕, 태양이다, 1억5천만km 떨어져 있는 큰 불덩이다

저 불덩이가 지구를 장악하고 있다

더 이상 도망치지 못하게 꼭 붙들고 돌리면서

지상의 모든 생명들을 길러내고 있다

 

저 수 많은 식물들의 이파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보라

한 가닥의 햇살이라도 더 받기 위해

저렇게 해를 향해 잎들을 펼치고 있지 않은가

사람들도 햇빛을 더 받아들이려 창들을 남으로 내고

동물들도 양지 바른 곳에 둥지를 틀고 몸을 덥힌다

 

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것은 태양, 한 덩이의 불꽃,

세상의 중심은 빛이다

어리석고 어두운 사람들아,

보이지 않는 허위의 신을 찾아 헤매지 말고

눈부신 저 태양을 향해 경배하라

 

오늘 아침 세상을 향해

하나의 교를 선포하노니

이름하여 광교(光敎)라 한다

빛이 곧 세상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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