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李箱)의 연애편지
임보
시인 이상(李箱, 1910~1937)이 스물다섯에 쓴 연애편지가
80년 만에 온 천하에 공개되었다
홀로된 미모의 재원 최정희(崔貞熙, 1912~1990) 작가에게
1935년 12월에 보낸 연서라고 한다
상대가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자
술이라도 한잔 걸치고 쓴 것인지
필체도 거칠고 문장도 횡설수설
천재 이상의 글치고는 너무 초라하다
볼품없는 이 연서가 공개된 것을
저 세상의 이상이 만일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키도 하다
아마도 얼굴을 찌푸릴 것만 같다
이 편지의 소장자는
최정희가 재혼해서 얻은 둘째 딸인데
무슨 연고로 이를 공개한 것인지
망자의 인권은 문제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
이상이 타계한 것이 1937년이니
만약 그 사랑이 성취되었더라면
좀더 버티며 살 수 있었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참 불쌍한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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