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스크랩] [仙詩] 식구 / 임보

운수재 2016. 9. 25. 05:46

 


식구

                                          임보 

 


그들에겐 가족이 따로 없다

부부도 자식도 함께 지내지 않는다

길을 가다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며칠 함께 지내다

시들해지면 다시 떨어져 간다

 

남자와 여자도 그렇게 만나

애를 갖게도 되는데

여자가 출산을 할 때쯤 되면

녹양원(綠羊園)에 들어가 해산을 한다

녹양원은 애를 맡아 기르는 보육원이다

 

애를 낳고 나온 여자를 다시 맞아

함께 지내는 사람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서로 자신의 길을 따로 간다

 

세상 사람들이 다 한 식구이니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모두가 다 무애행(無礙行)이다

 

 

* (불교문예) 2016 가을호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운수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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