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별곡
임보
고려의 우리 조상들이 즐겨 불렀다는
저 유명한 <청산별곡>을 낭창*한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몇 구절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부르기로 한다
‘가던 새 가던 새 본다’의 ‘새[鳥]’를
‘가던 쇠 가던 쇠 본다’의 ‘쇠[金]*’로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이끼 묻은 쟁기를 가지고)를
‘잉무등(燈) 장구[長鼓]랑* 가지고’(등과 장구를 가지고)로
‘에졍지 가다니 드로라’(외딴 부엌에 가다가 듣노라)를
‘외정자 가다니 드로라’(외딴 정자에 가다가 듣노라)로
‘사ᄉᆞ미 짐ㅅ대예 올아셔’(사슴이 짐대에 올라서)를
‘사승(師僧)이 짐ㅅ대예 올아셔’(스님이 짐대에 올라서)로
천년 긴 세월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면서 그렇게 변했거늘
오늘 내가 몇 구절 바꿔 부른다고
크게 흠될 일도 아니지 싶기도 하다
* 낭창(朗唱) : 시를 노래처럼 길게 읊조리는 낭송조.
* 쇠[金] : 괭과리를 치는 악사(상쇠).
* 잉무등(燈) : ‘잉무’는 미상. 곱게 치장한(?) 등(燈)으로 생각됨.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운수재 원글보기
메모 :
'신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밥 딜런 / 임보 (0) | 2016.10.21 |
---|---|
[스크랩] 토벌 / 임보 (0) | 2016.10.17 |
[스크랩] 민망주 / 임보 (0) | 2016.10.12 |
[스크랩] 버려도 / 임보 (0) | 2016.10.11 |
[스크랩] [디카시] 하수오와 박주가리 / 임보 (0) | 2016.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