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임보
무슨 행사를 한다는 초대장을 가끔 받는다
결혼식 장례식은 의례적인 행사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무슨 발표회 전시회 친목회 동창회 참 많다
그런 행사에 참석하려면 거의 하루가 소모된다
하루면 내 여생의 몇 분의 1에 해당한 시간인데
얼마 남지 않은 그 아까운 시간을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과 어울려
시시덕거리며 지낼 수는 없지 않는가?
내 젊었던 시절 그 황금의 시간들
물 쓰듯 다 써 버리고
뒤늦게야 철이 든 내가
남은 세월이 아깝다고 안달이다
그러면 전시회나 친목회에 안 나간 내가
그 귀한 시간을 어떻게 쓰는가?
입신양명을 위한 대단한 공을 쌓는가?
인류 공영을 위한 원대한 꿈을 꾸는가?
페이스북이나 뒤적이다가
저녁이면 매실주나 홀짝이다가
시나부랭이나 쓴답시고 빈둥거리며
이렇게 컴 앞에 앉아 있는 꼬락서니라니!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운수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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