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세상은 내 놀이터

운수재 2022. 12. 9. 10:25
세상은 내 놀이터
                                                       임 보


뭘 입을까?
뭘 먹을까?
너무 신경 쓸 것 없다


세상 사람들은
의 식 주에 매달려 야단들이지만
너무 연연해 할 것 없다


추위를 덜게 할 수 있는 옷이면 족하고
허기를 면케 하는 음식이면 충분하고
등을 대고 잠을 잘 수 있는 거처면 된다


동물의 가죽이나 털을 뽑아 옷을 짓지 말라
산해진미로 혀를 잘못 길들이지 말라
고대광실에서 떵떵거리며 살고 싶다고?
부질없는 욕심이 네 소중한 인생을 망칠 것이다


남에게 어떻게 잘 보일 건가에 마음 쓰지 말고
스스로 즐겁게 살 방도를 궁리토록 하라


노래하며 춤도 추며 즐기시라
산을 보면 얼마나 기분이 상쾌한가?
물을 보면 또 얼마나 신명이 돋는가?


세상은 나를 위해 세워진 무대―놀이터
천하 만물이 다 내 노래와 춤의 관객이며
또한 추임새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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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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