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가시연꽃의 노래 28] / 임보
한로(寒露)
연지볼만 지워 놓고
옷고름만 풀어 놓고
천 리 밖 가신 님아
보름달만 걸어 놓고
산이 앓는 소리도 들으리
강물이 보채는 소리도 들으리
이 스산한 가을
우리들의 빈손이 외로울 때
은하의 별들도 애를 태우네
기우는 달도 속을 끓이네
산 넘고 물 건너 밤길 가시는가
그대 도폿자락에 이슬 맺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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