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日蝕) / 임보
월국(月國)의 검은 개가 해를 삼키다
뜨거워 도로 토해 낸다고 했다
그런 여름은 돌림병이 유독 극성을 부려
장옷 속에 숨어 나들이하는
여인들의 발걸음이 더욱 슬펐다
섶에 묶여 산으로 가는 아이들은
이듬해 봄 진달래 붉은 피로 타오르고
무덤을 뚫던 개들은 미쳐
온종일 들판을 헤집고 다녔다.
일식(日蝕) / 임보
월국(月國)의 검은 개가 해를 삼키다
뜨거워 도로 토해 낸다고 했다
그런 여름은 돌림병이 유독 극성을 부려
장옷 속에 숨어 나들이하는
여인들의 발걸음이 더욱 슬펐다
섶에 묶여 산으로 가는 아이들은
이듬해 봄 진달래 붉은 피로 타오르고
무덤을 뚫던 개들은 미쳐
온종일 들판을 헤집고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