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자연학교

일식

운수재 2007. 5. 10. 06:54

 

 

일식(日蝕)  /  임보

 

 

월국(月國)의 검은 개가 해를 삼키다

 

뜨거워 도로 토해 낸다고 했다

 

그런 여름은 돌림병이 유독 극성을 부려

 

장옷 속에 숨어 나들이하는

 

여인들의 발걸음이 더욱 슬펐다

 

섶에 묶여 산으로 가는 아이들은

 

이듬해 봄 진달래 붉은 피로 타오르고

 

무덤을 뚫던 개들은 미쳐

 

온종일 들판을 헤집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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