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모죽지랑가(擬慕竹旨郞歌)* / 임보
지나간 봄은 다시 오건만
가신 님 못 뵙는 설움이여,
세상 밝히시던 그 모습
해가 갈수록 희미해져 가는데
눈감아 저승에 가고서야
그대 모습 다시 뵈오리
님 그리며 살아가는 이 길
쑥굴헝* 속의 잠 못 드는 밤이로세.
* 모죽지랑가 : 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크게 구분하면 죽지랑 생존시의 작품으로 보려는 견해와 사후(死後) 만가(輓歌)로 보려는 견해가 맞선다. 나는 후자의 편에 선다. 죽지랑의 총애를 입었던 득오(得烏)가 역경 속에 살면서 이제는 사랑을 받을 수도 없는 죽지랑을 그리워하는 노래로 엮어 본 것이다.
* 쑥굴헝 : 거친 쑥대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