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천불雲舟千佛 / 임보
그 옛날 백제百濟 고을 멍텅구리 숙맥들
개똥이 쇠똥이놈 떼로들 부처 되어
이목구비耳目口鼻 수족手足 불알 다 뭉개버리고
온 산천에 널부러져 흘러가고들 있네
* 운주는 전라남도 화순에 자리한 작은 절 이름이다.
한자로 ‘雲住’ 혹은 ‘運舟’라고 쓴다.
그러나 나는 왜 그런지 ‘雲舟’라고 쓰고 싶다.
거기 가면 만신창이가 된 석불들이 온 산천에 널려 있다.
어느 석공이 하룻밤에 천불을 새겼다는 전설이 있는데,
어쩌면 세상의 필부필부들을 끌어다 돌로 굳혀 부처를 빚은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