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운주천불

운주천불 / 임보

운수재 2007. 11. 1. 05:12

 

 

운주천불雲舟千佛 /   임보




그 옛날 백제百濟 고을 멍텅구리 숙맥들

개똥이 쇠똥이놈 떼로들 부처 되어

이목구비耳目口鼻 수족手足 불알 다 뭉개버리고

온 산천에 널부러져 흘러가고들 있네



     * 운주는 전라남도 화순에 자리한 작은 절 이름이다.

       한자로 ‘雲住’ 혹은 ‘運舟’라고 쓴다.

       그러나 나는 왜 그런지 ‘雲舟’라고 쓰고 싶다.

       거기 가면 만신창이가 된 석불들이 온 산천에 널려 있다.

       어느 석공이 하룻밤에 천불을 새겼다는 전설이 있는데,

       어쩌면 세상의 필부필부들을 끌어다 돌로 굳혀 부처를 빚은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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