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운주천불

4.19 묘지에서 / 임보

운수재 2007. 11. 28. 15:02

 

 

4.19묘지에서 /  임보

 

 

삼복三伏 미친 녹음 온 산천 몸살일 때

그대들의 멍든 혼도 하늘토록 차는구나

못다 핀 매운 사랑 불꽃으로 솟아올라

좀먹어 병든 세상 두고두고 태운지고

 

 

                  * 1960년, 내가 대학 3학년이었으니 4.19의 주동 세대인 셈이다.

                    곤봉에 얻어맞고 옷이 찢기기는 했지만 나는 이렇게 살아있다.

                    이 노래는 그때 떠나간 동료들의 영혼을 달래는 진혼곡이다.

                    하늘 높이 솟아오른 삼복 짙은 녹음이 그들의 혼불만 같다.

                    그 불로 아직도 병들어 있는 이 세상을 태웠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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