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은수달 사냥

두릅을 씹으며

운수재 2009. 2. 18. 07:18

 

 

 

두릅을 씹으며/                                 임보

―律․27

 

 

한밤에

소주에다 두릅을 씹으며

생각하네,

 

우리집에

우유 배달한 유씨가

강원도 고향에서

가져왔다는

살진 두릅,

 

우유와

빵에 길든 아이들은

풋풋한 이 봄나물에

혀가 설어

밀어내는데,

 

초장에

두릅을 묻혀 씹는

이 향긋한 봄맛

누가 알리,

 

맨발에

산골 흙바람

그렇게 살던 촌놈이 아니고는

이 원시의 순백한 맛을

어찌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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