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 시 해설

[스크랩] 등짐 / 임보

운수재 2012. 10. 10. 12:17

☛서울일보 2009.6.10.(수요일)자

              

                                                가 있는 풍경

 

                                                                                              

 

                                              등짐

                             임보

             

꿈에서는 그 꿈이 꿈인 줄 모르듯이

우리 사는 이 세상도 아마 그런갑다

 

꿈에서 얽힌 일들

깨고 나면 다 풀리듯

 

이 세상 근심 걱정도

깨고 나면 다 풀릴 걸

 

등짐만 공연히 지고

등이 휘게 가는 갑다

 

시 읽기

  가끔 곤한 낮잠을 깬 초저녁이 꼭 흐린 아침 같아 화들짝 놀랄 때가 있다. 어릴 적엔

 어스름저녁에 책가방을 메고 후다닥 대문을 나선 적도 있었다. 몇 차례 밑도 끝도 없

 는 꿈을 꾸다가 잠을 깨면 꿈도 현실도 아닌 사이에 일어나는 순간적인 착각이다.

 꿈이란 의식이 잠자고 있을 때 움직임이 일어나는 잠재의식이다. 자의식은 물론 무의

 식, 잠재의식까지도 자신이며, 자신의 삶인 것이다.

 잠속의 꿈을 꿈이라 할 것인가? 현실의 삶을 꿈이라 할 것인가?

  "꿈에서 얽힌 일들 깨고 나면 다 풀리듯, 이 세상 근심 걱정도

  깨고 나면 다 풀릴 걸, 등짐만 공연히 지고 등이 휘게 가는 갑다."

 이 얼마나 간단하고 쉬운 깨침이며, 쉬운 가르킴인가?

 삶이란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 알게 모르게 입력된 뇌의 기억장치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삶은 아는 만큼 느낄 수 있고 아는 만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한바탕 꿈과 같은 일생을 살면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

하며, 어떤 삶을 가꾸어 갈것인가?

   유 진/ 시인, 첼리스트<선린대학 출강>

 

 

 

출처 : 우리시회(URISI)
글쓴이 : 유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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